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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눈으로 보지 않고 ATM에서 돈을 뽑는다? 시각장애인의 ATM 사용방법

친절한 잔소리꾼 2023. 10. 17. 20:24

한 시각장애인이 활동지원사와 함께 은행에 들어왔습니다. 

시각장애인은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활동지원사에게 건넵니다. 활동지원사는 자연스럽게 ATM 앞으로 가서 은행 업무를 처리합니다. 시각장애인은 그 자리에 활동지원사가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재활교육을 담당했던 저는 이 장면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저분께서 재활교육을 통해 ATM 사용방법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본인의 계좌비밀번호와 잔액을 공개해야 하는 시각장애인의 마음은 어땠을까?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ATM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비밀번호를 제대로 누를 수 있을까요? 터치패드를 잘 못 눌러 엉뚱한 금액이 출금되거나 송금되면 어쩌죠?

 

시각장애인의 ATM 사용방법

 

 

ATM이란?

ATM은 Automated Teller Machine의 약자로 현금 자동 입출금기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현금 인출, 예금, 이체, 계좌 조회 등의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입니다. 현금 자동 입출금기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통장 또는 스마트폰으로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ATM은 1984년에 조흥은행에서 도입했고, 그 이전에는 CD기(Cash Dispenser)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고 이체했습니다. ATM와 CD기의 차이는 현금 입금 기능의 유무로 구분할 수 있겠네요.

 

현재는 모바일뱅킹 시대로 넘어오면서 ATM의 사용도 줄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ATM은 하루 평균 3대씩 사라지고 있는 추세하고 합니다.

 

 

ATM 기능

ATM에는 다양한 기능이 있습니다. 예금인출 / 예금조회 / 계좌이체 / 입금, 무통장입금 / 신용카드, 대출신청, 카드신청 / 통장정리 / 국고, 지방세, 등록금, 지로 / 삼성페이 등

 

ATM 종류

우리는 다 같은 ATM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ATM을 만든 회사가 다릅니다. ATM은 효성, ATEC(LG), 청호컴넷 등에서 생산하는데 이 중 효성이 가장 대표적이며 가장 많은 기기가 은행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각 제조회사 마다 다른 ATM 기기 모습

 

ATM 기기 구성

  • 전면부 : 주로 광고가 나오는 화면, 통장 투입구, 카드 투입구, 이어폰 구멍
  • 하단부 : 터치스크린, 지폐 입출입구, 키패드

 

ATM 사용 방법 및 절차

혹시 ATM에 가까이 가면 기계에서 음성이 나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의식하지 못했지만 아래에 멘트를 읽어보시면 소리가 상상이 될 정도로 우리는 이 음성을 많이 들어봤습니다.

 

"시각장애인이시면 휴대하고 있는 이어폰을 이어폰 꽂이에 꽂고 안내음성에 따라서 거래를 하십시오. 이어폰 꽂이는 기기 우측 상단 현금이 나오는 것 오른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어떻게 이 수 많은 기능의 ATM을 사용할 수 있는지 힌트를 얻으셨나요?

시각장애인은 소리로 이 기기를 제어해 은행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1. 이어폰 꽂이에 이어폰을 꽂는다.
  2. 하단 오른쪽에 있는 터치패드를 이용해 서비스 종류를 선택한다.
  3. 설명에 따라 카드를 삽입한다. 키패드로 원하는 금액을 선택한다.
  4. 현금을 찾고, 카드를 수령한다.
  5. 이어폰을 뽑고 서비스를 종료한다.

 

1. 이어폰 꽂이에 이어폰을 꽂는다.

- 유선 이어폰만 가능합니다.

- 이어폰을 꽂으면 아래 터치 화면이 개인정보 보호화면으로 바뀝니다.

- 화면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귀로 들을 수 있으며 터치패드를 이용해 번호를 누릅니다.

 

개인정보 보호화면

 

2. 하단 오른쪽에 있는 터치패드를 이용해 서비스 종류를 선택한다.

- 예를 들어 출금은 1번, 이체는 2번, 잔액조회는 3번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안내합니다.

- 시각장애인은 이미 연습한 대로 키패드를 누를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은 키패드로 ATM을 사용

 

3. 설명에 따라 카드를 삽입한다. 키패드로 원하는 금액을 선택한다.

- 카드는 IC칩이 위를 향하게 삽입한다.

- 금액은 만원 단위로 입력한다. 1만 원이면 1, 10만 원이면 10을 누른다.

 

4. 현금을 찾고, 카드를 수령한다.

- 만약 제 시간안에 현금을 찾지 못하고 현금 투입구가 닫히면?

- 수령하지 못하고 닫혀버린 돈은 다시 계좌로 입금됩니다.

- 카드나 통장도 30초~1분 내에 가져가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회수됩니다.

 

5. 이어폰을 뽑고 서비스를 종료한다.

- 언제든 이어폰을 뽑으면 모든 서비스가 종료됩니다.

- 터치 화면은 개인정보 보호화면에서 원래의 화면으로 돌아옵니다.

 

 

실습하기

여러 시각장애인들과 실습을 해 본 결과 전맹, 저시력 시각장애인 모두 한 두 번만 연습해 보면 ATM으로 원하는 은행업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요즘 ATM은 저시력 모드, 어르신 모드가 개발되어 메뉴가 단순하고 크게 나오니 더 편리해졌습니다.

다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와 시각장애인과 활동지원사가 은행에 들어왔습니다. 활동지원사는 시각장애인을 ATM 앞으로 안내하고 대기 장소에서 시각장애인을 기다립니다. 시각장애인은 이어폰을 꽂고 능숙하게 은행업무를 처리합니다. 

 

모든 시각장애인들이 재활교육을 통해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시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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